독서4 임승원 <발견, 영감 그리고 원의독백> p.45 나를 찾아 줘 불과 몇 년 전인데, 벌써 한 세월이 지난 것만 같다.한정판 신발이 인기 있었던 때가 있었다. 신제품이 나온면 전 국민이 사돈의 팔촌 아이디까지 빌려서 응모하곤 했다. 줄을 서서 신발을 사고, 또 자랑스레 신었던 그때. 웃돈까지 주고선 신발을 사서 신었는데, 전철에서 같은 신발을 신은 사람을수도 없이 마주치기도 했던 씁쓸한 추억도 함께 생각난다. 우리는 특별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특별함에는 정답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신발, 좋은 옷, 좋은 차. 그 외의 것들에는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다. 마치 1월 1일의 해돋이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다른 날들의 해돋이는 주목하는 이가 별로 없는 것처럼. 1월 1일은 특별한 하루지만, 진짜 재미있는 일들을 나머지 날.. 2024. 11. 27. 일홍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 괜찮으니 잘 지내기를 잘 지내냐는 물음에 거리낌 없이 잘 지낸다고 답할 수 있기를.거울 속 내 모습이 편안할 수 있기를. 내 공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내 몸 소중하게 다루며 나 혼자만의 시간 귀하게 쓸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불편을 감사로, 고독을 평온으로 바꾸어 낼 수 있기를.시간도 마음도 돈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기를 또한 쉽사리 낭비라고 치부하지 않기를. 지난 자신을 자세히 탐구하기를. 반성하고 용서하고 존중하기를.안 되지 않을까란 염려보다는 잘될 거란 희망을 가지고 결과가 어떻든 다음으로 발을 내딛을 수 있기를. 나와 타인에게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를.이해와 오해는 손바닥과 손등처럼 한 끗 차이임을 알기를.머리맡에 놓은 새벽이 공허하지 않기를. 아침의 알람이 반가울 수 있기를. 불행에 익숙해지지.. 2024. 9. 20. 양귀자 <모순> 양귀자 p.15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 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量感)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p.17 그런데 나는? 스물다섯 해를 살도록 삶에 대해 방관하고 냉소하기를 일삼던 나는 무엇인가. 스물다섯해를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무엇에 빠져 행복을 느껴본 경험이 없는 나, 삶이란 것을 놓고 진지하게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본 적도 없이 무작정 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는 나, 궁핍한 생활의 아주 작은 개선만을 위해 거리에서 분주히 푼돈을 버는 것으로 빛나는 젊음을 다 보내고 있는 나. p.22 그랬다. 이렇게 살아선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 삶에 대해 졸렬했다는 것, 나는 이제 인.. 2024. 2. 20. 쓸데없던 일 온 신경을 다해 들어주고 충고와 걱정의 경계를 넘지 않을 적당한 말을 찾아 위로하며곁에 머무르려 애썼는데, 너는 그걸 부담이라 말할 때 2024. 2. 13. 이전 1 다음 반응형